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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날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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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Mar 11 2017

    외할머니의 장딴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나는 외할머니와 한 동네에 살았다. 코 앞이 외갓집이어서 거의 매일 외할머니를 따라다녔다. 밭으로, 들판으로, 산으로, 냇가로... 노란복숭아며 하지감자, 옥수수 따위는 덤이었다. 어쩌면 먹거리 때문에 외할머니를 따라다녔는지 모른다. 할머니는 짐을 머리에 이고다녔다. 밭에서 옥수수를 따서 쌀자루에 넣은 다음 머리에 냉큼 올리고는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나는 할머니 뒤에 서서 뛰다시피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할머니의 …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Mar 11 2017

    삿뽀로의 까마귀

    세계는 이미지들로 넘쳐난다. 사진학과에 다니는 딸이 일본 삿뽀로에 가서 맞닥뜨린 것은 까마귀라는 이미지. 하얀 눈과 하얀 구름 사이로 나타난 새까만 까마귀는 딸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 이른바 임팩트있는 이미지였을 것이다. 딸은 무엇을 느꼈을까? 나는 물어보지 않았다. 사진을 받아본 순간 그 이미지는 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진을 자주 들여다보았다. 이미지가 강렬했다. 내 모습처럼 느껴진 까닭이다. 까마귀에게 흰색 풍경은 거친 …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Mar 07 2015

    대합실은 서성이는 곳

    대합실은 서성이는 곳이다. 자리에 앉아있거나 서있거나 매 한가지다. 마음이 서성이는 것이다. 어디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왔다갔다 한다. 마치 삶이 그렇듯이. 붕 떠있기 마련이다. 상념에 사로잡혀 어떤 것이든 쫓아가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자유롭다. 뭐든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누구든 용서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은 서성이는 시간이면서 모든 것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Jan 27 2015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사다리를 타고 올리가 파아란 하늘을 가득 가슴에 담았으면... 창문에 걸린 파란 하늘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파란 색깔 앞에서 불안이 엄습해온다. 파란 색이 주는 공포.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서는 파란색이 주는 공포를 잘 묘사하고 있다. 만년 집권 여당의 깃발색깔. 국민에게 온갖 현혹의 선전을 해대지만 고문과 학살로 통치하는 서늘함을 파란깃발은 상징한다. 파란색의 서늘함은 희망이 아니라 섬뜩함이…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Jan 15 2015

    너를 잊기위해 나를 잊은 것이 아니다

    '너를 잊기위해 나를 잊은 것이 아니다' 졸시 중 한 구절이다. 그리움이 사무칠 때면 나를 잊곤한다. 상대를 골똘하게 생각하고 뼈에 사무칠 정도로 보고싶어하면 나를 잊어버린다. 이 싯구는 이런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는 여기에 없다. 아니 있다하더라도 만날 수 없다. 그의 고운 뺨을 어루만질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그립다. 그리워하다보니 나를 잊어버리게 된다. …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Jan 08 2015

    보는 것!

    보는 것! 저 고양이. 행색으로 보아 길고양이 같지는 않다. 잠시 외출나온 족보있는 고양이 같다. 때깔이 좋다. 털에 윤기가 흐르고 영양이 넘쳐 흐른다. 그러나 눈만 들어온다. 두 눈! 무엇을 응시하는 것인가? 고양이는 눈이로구나! 무엇이든 두 눈으로 삼킬 것 같다. 고양이 눈에 들어 온 사물은 죄다 녹을 것이다.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그것이 궁금하다! 보는 것! 이보다 무서운 게 어디 있을까? 돌이켜보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유년시절…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Dec 30 2014

    중심은 없다

    중심은 없다 나무들이 서있다. 어떤 나무가 중심일까? 가운데 서있는 것이 중심일 것이다, 아니, 가장 큰 나무가 중심일 것이다, 아니, 잎이 가장 많이 달려있는 나무가 중심일 것이다, 아니,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나무가 중심일 것이다... 헷갈린다. 어떤 나무가 정말 중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럴 땐 역발상이 필요하다. 중심은 없다! 중심은 우리가 그저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마음이 가는 것을 크게 부각시키는 것…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Dec 30 2014

    어떤 간격에 대한 기록

    어떤 간격에 대한 기록 오래 전 일이다. 국문과 후배가 산을 타다 추락사했다. 책 만드는 회사에서 편집전문가로 일을 했는데 대표와 친분이 있어선지 연락이 내게 왔다. 현대아산병원에 달려가보니 후배는 상처투성이인 채로 죽어있었다. 그의 자취방으로 가서 부모형제 연락처를 파악해서 비보를 전했다.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도 전화를 했다. 그와 단짝이었던 후배에게 전화를 하자 의외의 반응이 나타났다. "알았어요."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Dec 16 2014

    비대칭이 자연스런 것인가?

    비대칭이 자연스런 것인가? 자연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이나 식물 어느 것 하나 비대칭적인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칭은 자연스럽다. 두 눈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 의아하게 받아들인다. 비대칭이기 때문이다. 대칭은 진리다. 자연이다. 질서다. 그러나 간혹 비대칭이 다가올 때가 있다. 대칭에 대한 반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정형에 대해 신물이 나서 그런 지도 모른다. 대칭으로 있어야 자연스러운 군화. 군 시절 군화를 침상 아래 끝에 가지…
  • LV 4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Dec 16 2014

    썩는다는 것!

    썩는다는 것! 죽어가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면 언제나 신산해진다. 봄부터 가을 초입까지 얼마나 성성했던가. 산에 오르며 푸르른 잎들을 바라보기만해도 눈이 부셨다. 돌이켜보면 화양연화였다. 저 잎들은 곧 썩겠지. 아니 이미 썩어가고 있는 것이리라. 썩는다는 것! 문득 잎이 썩지 않는다면 어떻게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스틱 잎! 끔찍하다. 플라스틱잎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영국의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노래 중에 프라스틱 나무(Plastic tree)란…
  • LV 3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Nov 24 2014

    서정과 서사 사이에서

    서정과 서사 사이에서 그루터기와 거북등 논. 이 늦가을에 만난 상이한 두 풍경.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늦가을 추수가 끝나면 논은 그루터기 차지다. 논바닥은 물기가 있거나 평온한 상태다. 갈라져 있을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논바닥이 갈라져 있었다면 어찌 벼가 자라서 추수까지 할 수 있었으랴! 거북등 논은 언제나 타들어가는 사람의 속을 웅변한다. 가혹한 어떤 시기를 특정한다. 그래서 서사적이다. 반면에 그루터기는 자연의 한…
  • LV 3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Nov 24 2014

    창 밖의 나무, 나무 밖의 나

    창 밖의 나무, 나무 밖의 나 창 밖으로 보이는 헐렁한 나무. 이는 어디까지나 내 시선일 뿐이다. 나 자신이 바라보고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간혹, 아니 이즈음 들어 자주 거꾸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밖의 것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아마 그 사물도 그 나름의 감각이 있겠지, 하고 생각한다. 특히 나무는. 저렇게 겨울이 다가오면 잎을 다 떨구어버리는데 어찌 감각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과감하게 입고 있던 옷들을 벗어던지는 모습은 우리…
  • LV 3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Nov 10 2014

    얼키고 설키고

    공중엔 전선들이 얼키고 설켜있다. 유럽에 가면 이런 풍경들을 볼 수 없다. 전선들이 땅 속에 있는 까닭이다. 가장 먼저 왜 전선들이, 전봇대가 없지, 하고 묻는다. 익숙한 것들이 없기 때문에 외국은 낯설다. 유럽여행갔다가 들어오면 거꾸로 거리의 전선 때문에 눈이 어지럽다. 저것들 땅 속에 언제 들어가지, 하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우리의 거리와 유럽의 거리는 많이 다르다. 전선의 유무는 그중 대표적인 것이다. 마치 인간관계망의 형식이 다르게 존재…
  • LV 3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Nov 01 2014

    잎잎이 물들기 전에

    잎잎이 물들기 전에 잎잎이 물들어가고 있다. 가을비가 한 차례 더 내리면 잎들은 소금에 절여진 배춧잎처럼 숨을 죽일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일 아니다. 맛있는 김치로 밥상에 오르는 배춧잎처럼 나뭇잎들도 흔적을 남긴 채 쓰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흔적이란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볼려고 노력할 때만이 보여질 것이다. 나는 그것을 '봄'이라고 보고 있다. 단풍들어 떨어진 잎 속에 이미 봄이 들어있다! 석양이 아직 초록인 잎들에게 …
  • LV 3 이건행 이건행 사진소묘 Oct 24 2014

    포도밭 사잇길

    포도밭 사잇길 포도밭 사잇길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오르막길이 나타나면 내려서 걸어갔다. 잠시 풀섶에 앉아서 담배를 태우기도 했다. 초등학교 상급반 시절에 이런 장면을 곧잘 목격했다. 나는 건너 마을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돌아오는 길이고 아버지는 건너마을 인근에 있던 논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풀섶에서 담배 태우는 아버지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독특한 표정은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이건행
한양대 국문학과를 나와 일간지와 시사주간지 등에서 사건, 미술, 증권 담당기자로 일했다. 장편소설 <세상 끝에 선 여자>(임권택 감독의 <창>으로 영화화)를 출간했으며 현재는 시창작에 몰두하면서 분당 서현에서 인문학 카페인 티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인문학 카페  '티카페' http://blog.naver.com/tsm7532
 
 

웃을 수 있을 때 언제든 웃어라. 공짜 보약이다.

전쟁이 정말 끔찍하다는 것은 다행이다. 아니면 전쟁이 좋아질지도 모르므로.

행운은 준비된 사람을 더 좋아한다.

인간은 신이 저지른 실수에 불과한가? 아니면 신이야말로 인간이 저지른 실수에 불과한가?

남의 말을 경청하라. 귀가 화근이 되는 경우는 없다. 영어비빔밥

그림판

고래의 꿈...

아트앤컬쳐 2020-08-20

1920x1080일러스트레이터 박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