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ㆍ임아진ㆍ전혜수 《말하지 않는 섬》 개최
예술공간 의식주, 7월 24일 - 8월 4일
본문
《말하지 않는 섬》은 2024년 7월 24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소재의 ‘예술공간 의식주’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강다원이 기획하고 이지윤, 임아진, 전혜수가 작가로 참여하였다.
《말하지 않는 섬》은 인간 활동이 전무한 무인도 위에 상상한 작은 가설이 자생적으로 또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초기의 서사에서 파생했으나 원형에서 멀어지는 가설들을 확인해보며 이야기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그것을 매개하는 인간은 어떻게 서사를 변형시키는지 탐구하고 특정 지역에 관한 이야기가 형성되어 공동체에 전파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전시는 이야기를 형성하는 주요 조건을 공동체라 본다. 그러한 공동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없는 무인도를 답사하며 자연 환경과 지형에서 상상 가능한 설화를 구축하는 것이 전시의 시작이다. 이야기가 3인의 작가에게 전달되었을 때 어떻게 서사가 변형되고 그들의 작업세계와 이어지는 지 살펴보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다.
'전사’는 강다원 기획자와 이지윤, 임아진, 전혜수 작가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다. ‘2023 예비예술인 성장지원 플랫폼 화원畵院: 홍연길’을 시작으로 모인 전사 팀은 기획전 ⟪나비, 모모, A⟫(미학관, 서울, 2023)에서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을 서사의 배경으로 설정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안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말하지 않는 섬⟫에서는 각각의 작품들이 독립적으로 나아가는 한편, 충돌되고 교차하는 지점을 설화의 특성과 연결해 탐구한다. 이야기의 구조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것이 전사 팀의 목표이다.
이지윤은 영상의 시퀀스를 반복 재생하며 순환하는 서사 가운데 발생하는 미세한 차이에 주목한다. 영상에서는 루프(loop)의 조건 하에 만들어진 내러티브가 거듭 제시되며 세세한 작은 구성 단위가 나타난다. 작가는 평이한 듯 보이는 장면 속 일상의 풍경을 재등장시키며, 사건 사이의 잠재된 균열과 두려움을 찾고자 한다.
작가 임아진은 신체, 여성성, 섹슈얼리티를 주요 작업의 소재로 선택하여 이를 회화, 조형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작가는 본인의 퀴어 정체성을 투영한 ‘나비' 캐릭터를 창작하며 나비가 겪는 여러 과정들을 회화와 조형물로 묘사한다. 관객을 응시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 혹은 자화상 또한 임아진의 회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작가 전혜수는 거주 영역에 관한 소망을 그린다. 작가는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집을 인터뷰하고 기록을 참고하여 그림을 그리고 오브제를 만든다. 사람들이 희망하는 집이 기억 속에 추상적으로 머물러 있었다면 작가는 그것을 구체화한다. 현재 전혜수는 건축물로서의 집을 넘어 집이 위치한 환경과 안정적인 거주 영역이라 여겨질 수 있는 비물질적 조건들을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전시에는 국내의 무인도를 답사하며 창작한 설화가 QR코드로 제공된다. 전시장의 관람객들이 설화를 읽으며 작품들과 이야기의 내용을 비교하며 관람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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