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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

이강원 개인전 <누빔선을 따라 Along the Quilting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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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년 봄 새롭게 개관한 눈 컨템포러리는, 그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전시로 이강원의 개인전 <누빔선을 따라 Along the Quilting Line>를 3 월 7 일부터 4 월 13 일까지 개최한다. 이강원은 그간 주변에서 발견한 이미지와 사물을 소재로 삼아 이미지와 물질성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탐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개인전(2020) 이후 합판, 안료, 철망, 컬러 시멘트, 석고 등을 이용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근작 10 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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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틈, 2022, Plywood, pigment, glue, varnish, 57×43.5cm(사진=눈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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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2021, Color cement, plaster, 23×28.5×8.5cm(사진=눈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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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사진=눈 컨템포러리)



이강원의 조각은 주로 단편적인 양상을 띠어왔다. 그것은 느슨하게 나열되거나 하나로 집합된 형태로 구성되었으며, 때로는 단편적인 이미지로 제시되었다. 작가는 초기에 검은 스펀지나 오일파스텔 같은 재료를 깎거나 하나로 뭉쳐 손으로 붙잡을 수 없는 빛과 그림자 같은 요소를 구체적인 물질로 감각하게 만드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공간 속에 그려내었고, 지평선, 대기, 구름처럼 다소 모호한 이미지를 공간에 구축함으로써 실제와 환영 사이에 비스듬히 위치한 풍경을 보여주었다. 이후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레진 등과 같은 견고한 재료로 그 표현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다양한 재료가 지닌 물성과 함께 조각적 표면에 대한 감각적인 실험을 이어나갔으며, 단편적인 조각을 그대로 제시하거나 확대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보다 파편적인 양상으로 변모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물질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면서도 작가는 그간 도시 공간 속에서 발견되는 가공된 자연물을 비롯한 인공적인 이미지들에 주목해왔다. 근래에는 집과 작업실 등 보다 익숙하고 내밀한 공간 속에서 눈길을 끌어온 이미지들을 소재로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침대 매트리스나 테이블 매트 위에 새겨진 무늬, 바닥에 깔린 철판과 수챗구멍에 나 있는 모양들을 다룬 근작들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의 부제이기도 한 <누빔선을 따라> 시리즈는 오랫동안 작가의 식탁 위에 놓여있던 테이블 매트 위에 새겨진 누빔 무늬로부터 시작되었다. 공장에서 값싸게 만들어지기 위해 바느질 대신 기계로 점점이 눌러 붙인 형태가 흥미로웠던 작가는 합판 위에 구멍을 뚫어 그 무늬를 새겨나가기 시작했고 그것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공간 속에서 벽면과 바닥을 점유하고 있는 작품들은 조각과 소조를 주된 작업 방식으로 선택했던 전작들과 달리 합판이나 철망 등의 재료를 직접적으로 오리거나 구멍을 뚫고, 그렇게 형성된 이미지의 조각들을 쌓고 붙이는 등의 행위로 전환되고 확장되었다. 작가는 작업의 과정 속에서 물리적 행위로 불거지는 우발적인 상황들에 주목한다. 반복적인 행위가 이어짐에 따라 눈앞에 나타나는 재료의 몸짓과 감각들을 단서로 작업해 나간다. 연작으로 진행된 <누빔선을 따라>, <반복된 틈> 시리즈는 동일한 이미지를 다룬 것이지만 각기 다른 표정들을 보여주는데, 작품들은 과정 속에서 예기치 않게 돌출하는 상황들을 끌어안으며 이미지 너머로 그 구체적인 상황성을 전달한다. 다소 추상적으로 보이는 작품 <공터>는 마치 구획된 도시 공간 속에 비어있는 공터처럼 구체적인 이미지가 사라져 행위의 흔적만 남겨진 듯하다. 녹슨 철망으로 된 <무제>와 두 점의 조각 <파편>은 어디에서 떨어져 나왔는지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바닥에 놓인 조각들은 각각 회색 시멘트와 흰색 석고로 캐스팅되어 서로 대비를 이루며 그 질감을 투명하게 전달한다.


이강원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영은미술관, 갤러리 플래닛, 노암갤러리 등에서 일곱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하이트컬렉션, 스페이스 K, 누크갤러리 등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창동미술스튜디오, 영은창작스튜디오 등 국내의 대표적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으며, 영은미술관, 안면도조각공원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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